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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Yo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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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不精製 2008. 6. 15. 01:58

유저 인터페이스

컴공적으로 세상 보기를 시도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첫 견해가 abstraction, interface 개념으로 본 정부의 모습이다.

두번째로 '컴공적으로 세상 보기'의 좋은 재료를 찾았다.
DB와 인터페이스..

그냥 비유다.
DB는 ASCII로 되어있는데, 여러 어플리케이션에서 필요한 인코딩은 UTF-8이다. 이런 경우 어떤 선택을 할까?

1. 어플리케이션에서 ASCII로 된 데이타를 받아서 UTF-8로 변환시킨다.
2. DB에 접속해서 데이타를 받을 때, UTF-8로 변환하는 인터페이스를 만든다.

만약 앞으로 인코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면, 가급적 인코딩에 독립적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자 한다면, 2번을 선택할 것이다.

우리에게 외국어란 무엇일까? 현재의 선직국들이 영어를 잘해서 선진국이 된 것이 아니다. 선진국들의 언어가 영어인 것이다. 만약 중국이 강대국이 된다면 우리 국민들은 다시 중국어를 몰입적으로 배워야할까? 일본이 더 강해진다면 일본어를???

당나라의 현장이 국립 번역소 '번경원'에서 막대한 양의 인도 불경을 왜 번역했는지..
루터가 왜 독일어로 성서로 번역했는지..
세종대왕이 왜 한글 창제후, 처음으로 만든 서적을 석보상절로 했는지..
일본이 근대초기에 왜 국립 번역원을 만들었는지..
현재 한국의 KLDP에서 리눅스 한글화 작업을 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본다.

그리고 1번을 선택하려 했던 MB정부의 추상화 레벨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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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진중권/중앙대 교수] 2008.02.02



언어와 정보, 그리고 경쟁력

영어가 중요한 것은 중요한 정보의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굳이 경쟁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려면, '그 정보에 어떻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접근을 보장 하느냐'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쉽게 말하면, 과학과 기술, 경제와 경영, 예술과 문화의 영역에서 '경쟁'을 하는 데에 요구되는 외국어 정보를,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적절하게, 그것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집단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적, 사회적 공학의 문제다.

혁신은 사유에서 나온다. 인간은 모국어로 사유한다. 아무리 영어에 능통해도 사유는 한국어로 하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자기 언어로 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확장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끊임없이 외국어로 된 최신의 정보들을 입력할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한 마디로 이는 국어로 된 데이터베이스를 소유한 국어 사용자와, 외국어로 접근 가능한 정보 사이에 효율적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문제로 사고해야 한다.

영어로 된 새로운 정보를 검색하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것을 필터링하고, 거기에 접근할 유저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며, 중요한 자료는 한국어로 번역, 축적하여 모든 이에게 접근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경쟁력은 경제 주체 각각의 능력이 총합되어 나타나는 창발의 현상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영어의 접점에서 정보의 검색, 선별, 전송을 담당할 기술인력, 번역과 통역을 담당할 어학인력은 얼마나 필요한지, 또 그들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의 경우 웬만한 책은 두 세 달 만에 자국어 번역이 나온다. 덕분에 유학을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자생력을 갖고 있다. 물론 한국어 사용자는 일본어 사용자 수의 절반도 안 되므로, 그저 시장에 맡겨 놓았을 경우에는 중요한 정보의 번역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그래서 거기에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고, 그거 하라고 국민은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세금은 골빈 머리에 입력시켜 'good morning' 썰렁 개그나 출력하는 데에 쓰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돈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후퇴했지만, 전 과목 영어 수업이라는 발상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저 그것이 민족 감정을 해친다는 차원에서가 아니다. 한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언어는 본질적으로 한국어다. 아무리 영어가 중요하다 할지라도, 한국에서 정보의 생산, 가공, 유통, 축적은 모두 한국어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이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지탱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서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영어가 아니라 국어인지도 모른다.

가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인의 고급 문헌 해독 능력이 꼴찌라고 한다. 한 마디로 정작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고급 언어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한국어로 된 고급정보가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쓸 줄 아는 사람의 비중이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다. 그것이 한국이 가진 경쟁력의 현주소다. 다른 과목까지 아예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고 했던 인수위의 한때의 주장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PS.

악다구니 할 '명빠'들에게 한 마디. 인수위의 몰입 교육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의미에서, 이 글에 대한 반론은 오직 영어로만 받겠다. 영어 못하는 명빠들은, 유 아 오브 노 헬프, 국가 경쟁력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존재들이시오니, 잉글시쉬가 안 되면 그냥 입 다물고 계시는 게 애국애족의 지름길이라 사료된다.

진중권/중앙대 교수 ( tyio@pressi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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